2011년 9월 20일 화요일

은행수수료에 대한 트라우마


예전에 누나랑 같이 살던 시절, 누나랑 싸웠던 적이 있는데...싸움의 발단은 은행수수료.
우리 집 근처에는 신X조폭은행지점이 있었고, 내가 주로 사용하는 궁민수전노뱅크는 멀리 있었다. 그래서 돈을 인출할때 난 수수료 1000원을 내고 인출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 오니 누나가 통장을 들고 있는거 아닌가?!! "님~ 내 통장은 왜 들고 있어?" "야!!! 너 이게뭐야!!! 수수료로 빠져나간게 만원이 넘잖아!!!!!"
그래서 난 내 행동의 정당성에 대해서 설명을 하기 시작 했다.

1. 궁민수전노뱅크까지 가려면 10분은 걸어야 하는데, 난 그것보다는 1,000원이 더 저렴하다고 생각 한다. "내가 느끼는 귀찮음>1,000원" 그러니 나는 합리적인 소비를 한것이고 하등의 하자가 없다.

2. 누나는 그게(귀찮음) 더 좋으면 그렇게 해라. 난 지금도 1000원이 더 저렴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도 걸어가서 인출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내 돈이고 내가 결정하는 거다. 님이나 잘 하심"

맞아 죽는줄 알았다.(누나 나 마이 아파)
여튼 후로는 수수료에 대해서 민감해졌다. (역시 매 앞에는 장사가 없다.)
여리디 여린 내맘에 "은행 수수료"는 트라우마로 남게 되었다.


그후 몇 년이 지나 직장 생활을 시작. 어느 한국업체가 수입대금을 T/T로 하지 않고 LC로 했다. 코묻은 돈을, 보통 코묻은 돈은 T/T로 하는데, (원데이 투데이 장사한거도 아닌데, 썩을)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구매 자기도 좀 안다 이거지. 여튼 그렇게 LC를 오픈하고 거래를 하는데 납기가 워낙 급하다보니 중국공장에서 엄청 돌려서 물건은 홍콩으로 먼저 갔다. 그것도 partial로, 당연하게 LC조건하고 다르니 물건을 못 받지. 그래 놓고는 그 구매는 나를 쪼으기 시작!! 난 "여차저차하니 LC수정하세요. 그리고 서류 오려면 시간걸리니 LG발행하세요 먼저."

그래서 궁민수전노뱅크에서 LG발행해서 긴급으로 홍콩 쏴주니, 홍콩 포워더 왈 "뭥미? 이런 듣보잡은?!!" 여튼 이러저러 해서 물건은 다 나가고, 나중에 대금받은 것을 정리하니 총대금의 10%가 나의 트라우마......."은행수수료"로 나간거 아닌가?!! 내가 그거 때문에 누나 한테 얼마나 혼났는데!!!!

한두푼도 아니고, 당장 수전노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온갖 펄뜩거리는 영롱한 단어들을 열거했다. 그러니 수전노 왈 "우리가 다 먹은거 아니고요, 중계 은행이 더 많이 먹었어요" "그럼 중계은행 전화 번호대!!"

음....나치은행이네. 아놔 이런~ 언어의 장벽이 살짝 두려웠지만, 그 장벽을 넘어서는 분노가 밀려오는 바람에 전화 "상세비용내역 내놔 봐!!! 양키~ 아니...뭐냐? 니넨?" 그러자 아주 정중한 음성으로 "그 정보를 원하시면 수수료 70$을 내시면 됩니다"

난.....난.....나.......욕을 조금만 알고 있다는게 후회 되었습니다. 야쿨닷컴 같은 영롱한 사이트들이 영문화되었더라면....

왠지 저는 은행 애들이 싫었었는 데요, 이제 그 이유를 알거 같아요. 시작은 누나의 구타에서 시작 되었지요. 그것만 없었더라도 그 친구들하고 행복하게 지냈을 텐데요. 아쉬워요.

하지만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피하면 안되고 자꾸 의식적으로 대면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가끔, 매우 두렵지만, 새벽에 수수료를 물고서 돈을 인출합니다. 절때 술먹고 헤롱거리면서 하는거 아닙니다.(정말요!) 말짱한 정신으로 인출기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인도네시아 밀림보존에 기여하고자 "명세표 필요없음" 버튼까지 누르면서 인출하지요. 이렇게 연습하고 노력하는데, 언젠가는 극복 되겠지요?


댓글 2개:

  1. 재미있고 생각하게 하는 글들 잘 읽고 갑니다. ^^

    읽다보니 블로그전체를 다 읽었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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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ldman/와와!! 제 블로그 처음으로 덧글을 남기 셨어요. 와와!
    재미있게 보셨다니 제가 오히려 고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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