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28일 목요일

[동양기행]-후지와라신야




#1.퍼슨웹모임 뒷풀이에서 같이 자리한 편집책임이 자신이 만든 책이라 부끄럽기는 하지만, 강력 추천한다고 하여 읽게 된 책이다. 지금 2권 을 읽고 있는 중이다.  1권은 지인에게 줘서 지금 없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음식과 지중해 쪽의 매음굴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인간은 누구나 낯선 광경에 대한 두려움, 경멸 혹은 동경을 가지고 있는데, 양의 머리를 삶아 뇌에 숟가락을 꽂아 떠먹는, 어찌 보면 기이한 음식에 대해 작가는 낯선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음....척박한 환경에서 나타나는 '육식동물'의 세계에 대한 분위기와 묘하게 맞물려 나에게는 동경으로 와 닿았다. 
 정액 냄새가 진동하는 듯한 매음굴에 대한 묘사도 뭔가 메스꺼움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알 수 없는, 하지만 많이 불편하지 않은 느낌이다. 몸을 파는 여자가 한 말 "인간의 몸뚱이는 고깃덩어리에 불과해. 그래서 감정이 중요하지"라는 말때문일까...육체에 과도하게 덧붙여져 있는 가치들이 벗어진,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 순결한 육체.........

#2. 하지만 방관자의 입장에서 내가 느끼는 '뭔가 난 안전하다'라는 감정에 집중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집시들의 웃고 있는 사진에서, 요염한 자태로 포즈를 취한 매음굴 여자의 사진에서 비로소 그들의 생활이 보인다. 그리곤 ' 저따위 여행진 가지 않을 거다'란 생각을 한다. (얼마나 폭력적인 고정관념인지...) 사람은 자신의 상처와 남의 상처를 서로 대보는 방법 이외의 것으로는 남의 상처를 이해 할 수 없는 것일까...

#3. 2권에서는 티벳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으로 나온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티벳에서도 찾아가기 힘든 곳에 있는 수도원(?)에서 한해에 1명꼴로  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삶을 포기 하고 도망가는데, 가장 많은 연령대가 40대 이후라는 것이다. 나도 지은이 처럼 그곳의 척박한 생활을 견디기 힘든 어린이들이나 젊은 이들이 가장 많을거라 생각 했다. 하지만 의외의 사실......그 사실에 대한 승려의 해석에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듯하다.

p.57 "자기의한계를 깨닫게 되기 때문이지. 신에게 얼마나 더 다가 갈수 있을까. 그 나이가 되면 누구든지 신과의 거리를 깨닫게 된다네. 그 한계를 이겨낸 자에게만 평안이 주어지는 거야. 미혹(迷惑)이 사라진 평안이 찾아오는 것이다......."

누구는 시간을 지나 미래(최초 자기설정 으로서의)로 가고, 누군가는 시간을 지나 과거로 회귀하겠구나......나는 과연 어떤 길을 갈 수 있을까.

#4. 완전하지는 않지만, 평온한 문체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자신의 감정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풀어낸다. 된장냄새가 나는 여행기들이 전해주는 발랄함과 낯설음의 경쾌한 두근거림은 없지만, 눅진한 땀 냄새와 우리가 피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모습들을 볼수 있어서 좋았다. 이것도 나의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필자의 문체는 겨울에 어디에나 똑같은 높이로 쌓이는 눈과 같이 공평하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느끼는 역겨움(속물근성에서 비롯하는, 어쩌면 숨기고 싶은)을 숨기려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며, 자신이 돌아본 여행지에 내린 눈같은 서술이다.

#5. 책을 읽으면서 경건함, 사랑, 믿음, 노력, 순결, 영혼, 영원, 운명........온갖 것들이 덧 씌워지고, 마음대로 사용되어 얼마나 하찮은 말들이 되었는지. 그래서 그말들은 인간에게 또다른 폭력으로 다가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러움, 기이함, 역겨움.....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그것은 본질에 관한 문제 이자, 누구나 입으로 말하기 우스워하는(!) 영혼의 문제 일 것이다. 그 더러움, 기이함, 역겨움은 '이미' 외부에 덧칠되어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덧칠되어 있다면 누구나 자신을 혐오하게 되겠지. 사전적이 아니라 사후적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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